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감염확산이 좀처럼 누그러드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베트남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확진자 발생이 한자리수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베트남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사용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의 권고와 코로나19의 감염 우려로 베트남 현지인들은 다수가 모이는 대중음식점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베트남 내 한식당 방문 현지인들의 숫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한류 팬들을 포함하여 현지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사랑은 매우 뜨거운 편이다. 베트남 요리의 전반적인 맛이 한국음식과 비슷하기 때문에 베트남 사람들은 한식에 거부감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베트남 내에 일고 있는 한류의 열풍으로 한국식당을 즐겨 찾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수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으며, 최근에는 현지 일반가정에서도 한국음식이 식탁에 자주 오르는 경우를 베트남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다.

이처럼 한국음식을 사랑하는 베트남 한류 팬들에게 코로나19는 불청객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로 한국식당 방문이 어려워지자 한식 애호가들은 가정에서 한국음식을 직접 요리하기도 하는데, 특히 인플루언서들이 한국요리를 만들어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면서 사람들은 요리방법을 따라하며 한국음식을 직접 만드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베트남 롯데마트에는 한국고추장, 간장, 된장 등 요리에 맛을 내는 양념들을 출시했고, 베스트셀러 상품에 올라 베트남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 롯데마트에서 베스트셀러 상품인 한국 양념 – 출처 : speedl.vn>

K푸드 팬들이 가장 쉽게 직접적으로 요리해 먹는 음식은 떡볶이다. 떡볶이는 라면, 김밥과 함께 베트남 K푸드 팬들이 좋아하는 한국분식 메뉴 중 하나이다. 한국식당뿐만 아니라, 베트남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현지식당에서도 한국떡볶이를 판매할 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메뉴라 할 수 있다.

<베트남 현지 음식점에서 판매중인 떡볶이 – 출처 : 통신원 촬영>

K푸드 팬들은 한국마트나 롯데마트에서 떡볶이 떡을 구매하거나, 푸미흥(한인타운)에 있는 떡집에서 떡볶이 떡을 구매한 후, 한국고추장과 자신이 좋아하는 첨가물(라면사리, 만두, 햄, 야채 등)을 넣은 후, 기호에 맞춰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다. 한국고추장 없이는 떡볶이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고추장을 꼭 사용할 뿐만 아니라, 구입한 고추장을 이용해 볶음이나 조림 등 다양한 한국요리에 도전해 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해산물을 좋아하고 해산물의 가격 역시 저렴하기 때문에 해산물, 야채를 넣어 볶음이나 조림 요리를 즐긴다. 여기서 한국고추장 만큼 인기가 많은 상품인 간장은 인기 상품이 됐다. 물론 베트남에도 간장이 있지만, 한식을 제대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양념만큼은 한국양념을 사용하며 갈비를 직접 한국 간장으로 조리하기도 한다. 베트남 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러운 특징이 있어 현지인들의 돼지고기 섭취량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밖에도 된장찌개를 요리할 때 한국된장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된장찌개가 유명해지기 전에는 일본 미소된장국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미소된장국보다는 각종 해산물을 넣은 한국된장찌개를 끓여먹는 사람들도 생겼다.

한국요리의 기본양념인 고추장, 된장, 간장이 요리를 좋아하는 베트남 한류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조리방법이 어렵게 느껴지는 일부 한류 팬들은 완성된 양념장을 마트에서 구입한 후,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식당에서 먹는 요리맛과 비슷하게 느껴지게 때문에, 코로나19로 대중식당 이용을 자제하는 현재 분위기에서는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롯데마트에서 판매중인 각종 양념들 – 출처 : speedl.vn>

한국식당을 방문하여 한국요리를 즐겨 먹던 사람들은 코로나19 이후 여러 경로로 한국요리 레시피를 찾고, 한국 양념을 구매하여 각 가정에서 요리해 먹고 있다. 한류 팬덤이 두터운 베트남 한류 팬들은 코로나19로 변화된 사회적 양상에 맞게 한류를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앞선 리포트에서도 다뤘듯이 코로나19가 푸미흥 한인타운의 경제적 어려움을 안겨줄 순 있어도, 한류문화의 문화적인 저해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 성명 : 천석경[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트남/호치민 통신원]     - 약력 : 전)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사 호치민시토요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