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태국에서 목격한 한류의 힘과 일본 쿨재팬의 자기애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0.12.04

태국 내 한류의 영향과 쿨재팬에 대한 기사 - 출처 : mainichibooks.com<태국 내 한류의 영향과 쿨재팬에 대한 기사 - 출처 : mainichibooks.com>

 

현재 태국에서는 연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태국 K팝 팬클럽 사이에서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한 기부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태국은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일본계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나라로, 재류 일본인 수는 미국, 중국, 호주에 이어 4위다. 태국에서 일본의 영향력은 막대하며, 문화에 있어서도 일본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위에 모이는 젊은 세대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교도통신그룹 주식회사 계열 《NNA》의 편집 기자로 태국의 상황을 잘 아는 야스나리 시즈카 씨의 리포트 내용 중 일본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 하자는 ‘쿨재팬’ 제도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태국에 끼치고 있는 한류 영향과 비교한 내용 중 일부를 발취했다.

 

태국 반정부 시위로 보는 한류의 영향

태국에서는 2000년경부터 한류 드라마가 침투하기 시작, 2010년경에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를 필두로 K팝 인기에 불이 붙었다. 지금까지 태국 음악계에서는 아라시와 KAT-TUN 등 쟈니즈와 우타다 히카루, 나카시마 미카를 비롯한 J팝의 인기가 높았으나 점차 영향력은 감소해 갔다. 그 자리를 대신 한 것이 바로 K팝이다. 태국 언론인은 한류 인기의 이유에 대해 “드라마에 관해서 말하자면 각본 자체가 통쾌해서 싫증이 나지 않고, 음악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댄스 음악이 중심을 이룬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일본 콘텐츠에 관련해서는 “일본 드라마를 한국 드라마와 비교하자면 전개가 진부하고 내용을 알기 어렵고, 음악에 대해서는 X-JAPAN과 같은 록밴드 분야에 대해서는 일정한 팬이 있는 듯 하지만 인기는 저조하다”고 평가한다. 일본무역진흥기구(일본무역진흥회) 방콕 사무소의 조사에 따르면, 태국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해외 프로그램 수(2015~2017년)은 제작 국가별로 중국이 최대 43건이었다. 그 뒤로 한국이 40건, 미국 23건, 일본이 14건으로 나타났다. 드라마로만 보면 중국과 한국이 각각 42, 37건이었던 것에 반면, 일본은 3건에 그쳤다. 방콕 사무소는 보고서에서 “일본 드라마의 방송 횟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라이선스 비용은 중국, 한국, 일본은 거의 비슷한 정도이지만 중국, 한국의 드라마에 비해 일본 드라마의 회차 수가 절반 이하라 시청률이 어느 정도 나올 무렵 끝나 버리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 지향이 강하고 전략이 숙련된 한류 콘텐츠의 인기는 당연

음악 시장을 보면 한국 기업의 태국 팬 타겟 전략도 능숙하다. 최근에는 K팝 그룹 멤버의 다국적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랙핑크나 갓세븐 그룹에도 태국인 멤버가 소속되어 있다. 대대적으로 기용되고 있는 태국인 멤버의 존재가 국내 팬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한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중음악 전문가 조지 메이슨 대학의 이규탁 교수는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서 동아시아, 미국 다음으로 중시하고 있는 나라가 동남아시아와 남미이다. 특히 태국은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한류 문화의 영향력이 강해 소속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태국인을 고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수출 진흥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이유로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시장 규모다. 한국의 인구는 일본의 절반 이하로 국내 시장에서만 콘텐츠 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배경이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휴먼 미디어에 따르면, 2018년의 콘텐츠 시장의 세계 랭킹은 미국(49.5조원), 중국 (21.7조원), 일본(11.6조원)이 상위 3위를 차지했다. 한편 7위였던 한국의 시장 규모는 3.6조원으로 일본의 약 3분의 1규모에 그쳤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의 수출액은 2018년에 연간 2억 4,190만 달러(약 230억원)로 이것은 일본 드라마 3,148만 달러의 약 8배 규모에 이른다. 코로나19 감염으로 동영상 서비스가 더욱 대중적인 2020년 이후에는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누적 손실은 215억엔! '쿨재팬'의 실패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염두에 두고 해외 시장의 이해를 추진하고 있다. 관민 펀드 ‘해외수요개척지원기구(쿨재팬기구)’는 해외에 일본의 서브컬쳐 등의 매력을 발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3년에 정부와 덴츠 등에 의해 설립되었다. 지금까지 이 펀드를 통해 미디어 콘텐츠와 인바운드 등의 분야에서 총 48만 건, 총 1,053억 5,000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런데 이 쿨재팬 기구는 설립 초기부터 적자를 흘려보내고 있으며, 2020년 3월 말 기준 누적 손실은 215억엔(한화 약 2,200억원)에 달했다. 수익이 침체하는 일본의 관민 펀드 중 손실액으로는 최대 규모로, 운영 방법의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물론 쿨재팬 기구의 지원으로 일본 콘텐츠의 해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주목할 만한 증가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애니메이션뿐이다.

 

쿨재팬 정책은 해외에서의 시선으로 보자면 자칫하면 '나르시스틱(자기애)’이라고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엄청난 적자를 쌓아 증가하고 있어 자기애가 충만한 상황에 있을 리가 없다. 콘텐츠 수출 진흥을 위해 지금 일본에 요구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언론에 넘치고 있는 ‘일본 예찬'의 풍조는 옳지 않을 것이다.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이 아닌 일본의 콘텐츠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과 그 상황에 대한 올바른 위기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자료

https://news.yahoo.co.jp/articles/7c8858320cb2fcbf4e620115587084bbe23b3fcb?page=1

박하영 오사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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