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도시의 주말 오후, 흥겨운 풍물 소리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사물놀이와 길놀이, 소고춤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입니다.
호주 동포들의 풍물패 '필굿'의 공연입니다.
[그레인 존슨 / 관객 : 정말 좋았고, 훌륭했어요. 무대 앞과 뒤에서 (음악이) 섞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특별히 장구와 북 공연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유은영 / 풍물패 대표 : 저희는 2018년 5월에 성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었고요. 지금은 성인과 청소년이 함께하는 시드니에서는 유일한 풍물패가 되고 있습니다.]
동포사회와 현지인을 대상으로 풍물 강습과 공연을 하는 시드니 유일의 풍물패 '필굿'.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6명과 성인들이 함께 일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필굿'에게 풍물을 전수해 준 선생님들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연습한 지도 1년 반.
실력을 키우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함께 모여서 풍물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유은영 / 풍물패 대표 : 풍물이 실력이 좋아야 하는 음악이 아니라 개개인의 실력보다는 같이 모여서 어우러져서 좋은 소리를 만들고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풍물의 목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5학년 때 처음 장구를 치기 시작한 클로이 양도 낯선 악보를 보고 리듬을 외우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연주하는 게 너무 재밌어 몇 년째 '필굿'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클로이 배 / 풍물패 단원, 8학년 : 공연하고 나면 정말 행복하고 다음 공연이 기대돼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게 매우 재밌어요.]
'필굿'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과 성인이 함께 한다는 것.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이 소통하며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습니다.
[김혜리 / 풍물패 단원 : 좀 더 어린 친구들이 같이하니까 신나고 더 이렇게 같이 공유를 할 수 있다는 게 되게 뿌듯한 거 같아요.]
[이명희 / 학부모 : 아이들 그룹보다는 성인들이랑 함께 하니까 사회성을 배우는 거 같아요. 아이들 그룹 속에서 배울 수 없는 어른과의 대화, 소통, 이런 걸 통해서 아이들이 확실히 달라진 걸 느껴요.]
정식으로 풍물패 활동을 이어온 지 벌써 4년째,
물론 운영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재정이 부족해 악기와 공연 의상을 사기 위해 빈 병과 깡통을 직접 모으기도 하고,
풍물놀이 특유의 크고 멀리 퍼지는 소리 때문에 공연 장소를 섭외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송민채 / 풍물패 단원, 9학년 : 사람들이 (한국 전통 음악을) 많이 모르니까 축제를 할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르니까 시끄러운 음악인 줄 아니까 그게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풍물패 활동으로 한국 전통 음악을 배우는 단원들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곽새롬 / 단원, 장구, 12학년 : 우리가 호주, 특히 시드니에서 계속 공연을 이어 가길 바라요. 음악을 통해서 호주에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우리 모두의 목표예요.]
[송민 채/ 풍물패 단원, 9학년 : 계속해서 이것보다 조금 더 큰 무대를 사람들이랑 같이 서고 싶고, 한국 풍물을 호주에 더 알리고 싶어요.]
현재 시드니 풍물패 '필굿'에는 전문적으로 전수해 줄 지도자가 없습니다.
어른 단원들은 청소년 단원들이 한국에 가서 전문가로부터 풍물 전수를 받도록 온라인 모금을 진행 중인데요.
다음 세대의 역량을 키워 앞으로 호주 현지에서 지도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필굿'은 여러 소리가 어우러지는 풍물처럼 호주와 한국을 어우르는 풍물패 활동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