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벨기에 가정 식탁에 가까워지는 한국 식품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5.12.05

벨기에 가정 식탁에 가까워지는 한국 식품


벨기에 대표 슈퍼마켓으로 현지 체인은 더레저(Delhaize), 코러이트(Colryut)와 네덜란드 기반 슈퍼마켓 알베르트 헤인(Albert Heijn), 점보(Jumbo), 그리고 독일계 체인 리들(Lidl), 알디(Aldi)를 들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체인들의 소비자 계층이 구분된다는 점이다. 더레저는 중산층과 프리미엄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슈퍼마켓으로 브랜드 신뢰도가 높고, 벨기에에서 약 3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코러이트는 일반 벨기에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슈퍼마켓이다. 알베르트 헤인은 가성비와 아시아 식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그 외 리들, 알디, 점보는 디스카운트 체인점으로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한다. 이렇게 소비자층이 나뉘어 있다 보니 드라마에서는 몰락한 상류층 여성이 스카프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알디에 들어가 물건을 산 후 집에서 그 제품들을 다른 럭셔리 브랜드 빈 병에 담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중 알베르트 헤인에서 한국 식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더레저도 다양한 한국 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더레저에서는 한식이 유명해지면서 몇 년 전 인스턴트식품인 '코리안 돼지 불고기'를 자체 출시한 적 있고, 한국 라면을 일시적으로 판매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비비고 냉동식품을 꾸준히 판매하는 데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는 김치부터 부추전까지 다양한 한국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레저에서 판매되는 한국 식품은 프랑스 브랜드 타노쉬(Tanoshi)로 프랑스에서 제조된 한국풍(Korean Food Style) 김치, 비빔밥 소스, 불고기 소스, 불고기맛 라면, 김치맛 라면 그리고 냉동식품으로는 야채전, 볶음밥, 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김치는 330g 당 4.99유로(약 8,500원)인데 한국인 입맛에는 실망스러웠다. 이 제품은 배추가 아닌 양배추로 만들어져 식감에서도 차이가 크고, 매운맛도 거의 없어 정통 김치와는 거리가 먼 한국풍 발효 양배추 김치다.


< 벨기에 현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한국풍 식품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유럽에서는 한국식 배추의 재배량이 적고 수입 비용이 높은 반면, 양배추는 현지 조달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김치의 재료로 양배추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유럽형 김치 제품은 '한국풍 맛'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실제 원재료와 제조 방식은 한국 전통 김치와 다르다. 벨기에인에게 김치는 여전히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이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직접 김치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재료가 다르고 매운맛이 없거나 너무 짠 유럽형 김치들은 처음 김치를 접하는 현지인들에게 김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제공할 수 있고, 정통 김치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에게는 실망을 줄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 식품 유통업체들이 벨기에 현지 슈퍼마켓 체인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제 벨기에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은 한국 식품이 됐다. 벨기에 언론사 《HLN(헛 라트스터 뉘우스)》는 11월 13일 기사에서 최근 벨기에 중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신트니클라스(Sint-Niklaas)에 새로 문을 연 '어메이징 푸드(Amazing Food)' 아시아 식료품점을 소개했다. 대부분의 아시아 또는 한국 식품점은 브뤼셀, 앤트워프나 겐트 등 대도시에 밀집돼 있다. 해당 기사는 "아시아 음식 팬들은 상점 주인 카트리 씨 덕분에 더 이상 앤트워프나 겐트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됐다.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아시아 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 아시아 식품점 오픈을 소개한 현지 언론 - 출처: 'HLN' >


이 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메인 사진에 상점 주인이 한국 라면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식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상징적 역할을 하며 '아시아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라면, 김치, 떡볶이 등 한국 식품은 더 이상 생소한 특산품이 아니라 한국을 넘어 점차 아시아 식품을 상징하는 중심 제품으로 인식돼 가고 있다. 겐트에 위치한 아시아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중국인은 "한국 식품이 요즘 가장 핫하고, 가장 잘 팔린다."면서 통신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까지 전할 정도다. 지역 소득 증가와 K-콘텐츠의 인기가 결합되며 한국 식품의 브랜드 파워는 벨기에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렇게 한식은 벨기에 가정 식탁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HLN》 (2025. 11. 13). NET OPEN. Fans van oriëntaalse keuken moeten dankzij Khatri (52) niet langer naar Antwerpen of Gent: “Aanbod breidt elke dag verder uit”, https://www.hln.be/sint-niklaas/net-open-fans-van-orientaalse-keuken-moeten-dankzij-khatri-52-niet-langer-naar-antwerpen-of-gent-aanbod-breidt-elke-dag-verder-uit~a1d6c509/?slug_rd=1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K-Heart 대표, 겐트대학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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