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스위스에 이는 K-푸드의 물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3.05.18

국토의 20%가 2,000m 고산 지대인 스위스를 대표하는 음식은 치즈와 감자를 이용해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퐁뒤(Fondue), 라 끌레뜨(Raclette) 그리고 스위스 감자전으로 알려진 뢰스티(Rösti)이다. 하지만 칼로리가 높아 매일 이 메뉴를 먹을 수는 없는 법. 근접 국가인 이탈리아의 피자와 파스타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조리해 먹는 음식으로 통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은 아시아 음식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한동안 중식, 타이 커리와 인도 커리, 일본 초밥, 베트남 쌀국수와 월남쌈이 대세였다면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 음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십여 년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스위스인들의 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는 베르너 오버란트 인터라켄 쪽에 몇 곳의 한식당이 위치해 있었다. 이외 대도시로 꼽히는 취리히, 베른 그리고 제네바에 몇 안 되는 한식당이 전부였다.


현재 스위스의 상업 및 문화 중심지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취리히시의 중심가에서는 한식당이 인기 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다. 십여 년 전만 해도 대여섯 개의 한국 식당만이 존재했고 비빔밥, 불고기, 파전, 갈비탕 등 한정된 메뉴만을 판매했다. 그러나 현재는 수십 곳의 식당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한식당이 순식간에 꽉꽉 채워진다. 이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여러 음식을 선보이는 퓨전 레스토랑에서도 한국의 비빔밥이나 불고기 정식은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 스위스 대형 마트 미그로(Migros)에서 새롭게 선보인 한국 식재료 - 출처: 통신원 촬영 >

< 스위스 대형 마트 미그로(Migros)에서 새롭게 선보인 한국 식재료 - 출처: 통신원 촬영 >


스위스 소비자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대형 마트 미그로(Migros)는 지난 2월부터 신제품으로 여러 종류의 한국 식재료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은 아시아 음식 코너에서 한국의 라면만 찾아볼 수 있어 대부분의 한국 음식 재료는 아시아 마켓을 통해 구매해야 했다. 미그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식품은 고추장, 쌈장, 김치, 당면, 잡채 및 불고기 양념, 닭고기 간장 소스, 떡볶이 소스, 쌀 과자와 김부각 등의 스낵 종류, 그리고 알로에 음료이다. 통신원은 미그로 마켓팅 부서에 몇 가지 질문을 전했고 카르멘 헤프티(CarmenHefti) 씨로부터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 미그로 잡지 '미구스토(Migusto)'에서 제품과 함께 선보이는 레시피 - 출처: 'migros.ch' >

< 미그로 잡지 '미구스토(Migusto)'에서 제품과 함께 선보이는 레시피 - 출처: 'migros.ch' >


미그로에서 신제품을 선보인 지 3개월이 지났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신제품 판매량이 예상보다도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그로에서 운영하는 미기페디아(Migipedia)를 통해 고객들의 후기와 상품 평가를 받고 있는데 피드백이 정말 훌륭합니다.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요리를 만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기쁩니다.

한국 음식을 선보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최근 아시아 음식 중에서도 한국 음식은 스위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음식 산업에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신제품으로 한국 음식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상품 구매에 있어 스위스는 크게 독일어권과 불어권으로 나뉘는데요. 혹시 한국 음식을 더 선호하는 지역이 있나요?
현재 스위스 전역에서 한국 음식은 핫한 트렌드입니다. 다만 미그로 판매량을 살펴보면 불어권에서 좀 더 두드러진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해 직접 요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한데 어떠한가요?
미그로는 《미구스토(Migusto)》라는 음식 잡지를 통해 '서울푸드(Seoul Food)'라는 주제로 제품과 여러 조리법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이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미그로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김치, 당면 그리고 잡채 양념 소스입니다. 잡채의 경우 아시아 면으로 고객들에게 그리 낯설지도 않고 각종 채소와 판매용 잡채 소스를 넣어 간단히 조리할 수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스위스 독일어권 공영 방송에서 소개한 한국 음식 - 출처: 아드리안 빌리(Adrien Willi) 제공 >

< 스위스 독일어권 공영 방송에서 소개한 한국 음식 - 출처: 아드리안 빌리(Adrien Willi) 제공 >


이뿐만 아니라 지난 5월 1일에는 스위스 독일어권 공영 방송국 SRF에서 요리 전문가로 활동 중인 아드리안 빌리(AdrienWilli) 씨가 한국 음식을 소개했다. "한식이라고 불리는 K-푸드는 다양하고 건강하며 균형 잡힌 식사가 핵심이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웰빙은 한국인의 식단에서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음식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고 소개했다.

아드리안 씨는 "지난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엑스포를 통해 한식을 처음 경험했다."고 전했다. 당시 엑스포 주제가 '지구를 먹이고 생명을 위한 에너지 (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였는데 한국관에서는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 음식이 곧 생명이다.'이라는 주제를 통해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고 자연 친화적인 한국 음식이 지구를 건강하게 지켜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드리안 씨는 "당시 발효와 저장의 지혜에서 굉장한 영감을 받았다."며 "이후 종종 한국으로 미식 여행을 떠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음식 문화인 반찬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어느 식당이나 메인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작은 종지에 여러 가지 반찬들이 준비된다. 매운맛, 짠맛, 단맛, 신맛, 씁쓸한 맛 등 갖가지 다른 맛을 선사하는 반찬이 먹는 이를 기쁘게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migros.ch》 (2023. 4. 6). Seoul Food: Rezepte aus Korea - Migusto - Migros,  https://migusto.migros.ch/de/storys/koreanische-rezepte.html
- 아드리안 빌리(Adrien Willi) 제공

참고자료
- 《SRF》 (2023. 5. 1). K-Food alias koreanische Küche, https://www.srf.ch/audio/a-point/k-food-alias-koreanische-kueche?id=12377460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위스/프리부르 통신원]
약력 : 현) EBS 스위스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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